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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녘에 날개를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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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과 팔당 유기농

0. 지하철 중앙선의 배차간격은 30분이다. 나는 항상 국수행이 다니는 줄 알았는데, 난데없는 청량리행 크리에 그만 택시비 지출...아 젠장 -_-

1. 환경과 생태의 사회학 강사이신 구도완 선생님이 총무로 계시는 환경사회학회의 팔당지역 유기농업 답사에 참가하게 되었다. 선생님은 나름 학생들이 다수 참가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계셨나본데, 정작 참가한 것은 수업 총무를 맡으신 사회학과분과 나, 단 둘뿐이었다(...) 그러나 그에 반해 고대에서 농업 사회학을 수강하는 많은 학생들이 답사에 참가하여 상당수의 인원을 확보할 수는 있었던 것 같다. 어쨌든 중앙선에서 삽질을 좀 하는 바람에 한참 늦게 도착한 나는 선생님과 나와 함께 답사에 참가한 사회학과 분의 인도로 뒤늦게 합류할 수 있었다.
날씨가 좀 흐렸다
꽤 많은 분들이 참가했다

2. 4대강사업이 한창 이슈가 되고 있지만, 희대의 삽질 사업이라는 것은 알아도 왜 그것이 삽질인지에 대해서 실감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팔당의 유기농업 종사자들은 그것을 몸으로 직접 실감하고 계시는 몇 안되는 분들이다. 한강 사업의 핵심은 바로 이곳,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남양주와 양수리 지역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도로 준설, 야외 콘서트장 건설, 대형 보 건설을 통한 수량 확보 등 각종 공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예정되어있는 이 곳에서 농민들은 자신들의 생존터를 지키기 위해서 필사적인 모습이었다. "강 유역에서 유기농업을 할 경우 수질 오염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질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농업을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강과 강유역의 토지는 기본적으로 국유지이고 농민들은 이를 임차하여 농업을 하는 셈이기 때문에 이것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싸움이다. 수천년간 강가에서 농업을 해 온 인류의 지혜는 어디에 버리고, 강가에 콘크리트를 까는 것이 어딜봐서 '녹색성장'인지는 여전히 이해불능이지만, 당근이 가득 자라고 있는 밭에서 바라본 강가의 풍경은 꽤나 멋졌다.
케일이다

이게 무엇일까?
바로 당근이다
그곳에 누워있던 유기고양이(응?)
...이건 유기개?(...)

3. 2011년에 팔당에서는 세계 유기농 대회가 열린다.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경기도지사 되기 전에 조직위원장으로서 열심히 추진했던 사업이고, 유치에 성공하면서 해당 지역 농민들에게 꽤나 점수를 땄던 일이라는데, 김문수 지사는 얼마전에 "팔당이 경기도 전체 유기농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7%에 불과하다. 팔당지역 농업을 개발한다고 할지라도 유기농 대회 유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대체 팔당에서 유기농 대회를 하는데 팔당에 유기농업이 없으면 뭘로 대회를 하겠다는 건지도 잘 모르겠고, 1.7%를 그렇게 쉽게 '버리겠다'고 선언해버리는 뻔뻔함에는 이제 질렸다.

4. 그러나 4대강은 한강만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은 아니다. 다른 강 지역에서는 이런 일이 없을까? 아니다. 영산강과 금강 유역의 많은 농민들도 이와같은 개발계획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영산강 금강 유역에서는 정부가 현재 보상금 협상을 중심으로 순조롭게(?) 개발 여부를 타진하고 있는 중이란다. 구도완 선생님은 이를, 70년대부터 정농회를 통해 환경 생태에 대한 인식을 다져왔던 팔당 농민들의 특이성으로 분석하셨다. 다른 지역의 경우, 지역개발과 보상금 논리에 농민들이 쉽게 흔들리고, 정부 시책에 쉽게 동조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일정부분 이에 동의하면서도 '토지'에 대한 농민의 애정이라는 것을 생태 인식에 대한 문제로 너무 간단하게 덮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농민들의 생존에 대한 문제가 나나 선생님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훨씬 심각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치솟는다. 어쨌든 개발논리가 50년동안이나 지배해온 이 나라에서 생태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자란적이 없다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긴 하지만 말이다.

5. 팔당지역은 사실 유기농사의 핵심이라던가 엄청난 생산력을 자랑한다던가 하는 지역은 아니다. 오히려 전형적인 대한민국의 농촌에 가까운 모습이다. 연매출 60억, 가구당 평균매출 4천만원에 불과한, 사실상 영농기계도 많지 않고 손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을 정도의 작은 땅. 적자를 간신히 면할 정도의(올해는 적자란다) 지역 생협에 의존하고, 거대 유통업체보다는 농협이나 지역시장 등 소규모 시장을 통해서 유통하는 그런 곳이다. 김문수 지사가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겠다고 말하는 1.7%다. 하지만, 바쿠닌의 말대로 "그들이 포기하는 그 일부의 자유가 바로 자유의 전부이다." 1.7%에는, 우리 생각보다는 훨씬 많은 것이 담겨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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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억 들인 '보' 헐고, 다시 다른 '보' 만든다고??!! 2009/10/19 22:55 #

    오늘 경향신문을 보니 삽집 밖에 모르는 이 정부의 성격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사가 실렸다.(완공 10개월 된 '25억 보' 헌다)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에 따르면국토해양부가 4대강 사업에 따라 '금강보'를 설치하기 위해 지난해 12월에 완공된, 예산 23억4600만원에 추가로 2억6000만원을 들여 보강공사를 하고 있는 '금강 하... more

덧글

  • 비여우 2009/10/18 22:22 # 답글

    잘 다녀오셨나요? ㅎㅎ
    저도 환경사회학 수업 듣고있다는요 ^^;;
  • Minerva 2009/10/19 18:54 #

    앗 그러신가요 ㅋㅋ 수업시간에 한번 뵈어요
  • 식상한감자 2009/10/19 02:29 # 답글

    이 정부는 너무 버리려는게 많아 @.@ 그놈의 기회비용...
  • Minerva 2009/10/19 18:54 #

    나라도_버려버릴_기세.JPG
  • 1 2009/10/21 19:26 # 삭제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저희가 짦은 지식이나마 녹색정책을 풍자하는 사이트를 만들었습니다. 다소 부족하지만 이 사이트를 토대로 녹색정책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오셔서 여러가지 풍자적 컨탠츠를 감상하시고 오른쪽 상단의 게시판에 녹색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을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립니다.

    www.factorygreen.net
  • Minerva 2009/10/24 21:10 #

    네 관심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 나인테인 2009/10/26 21:37 # 답글

    케일을 보니 왜 갑자기 드래곤라자 같은 판타지 소설이 생각나는지.. 음ㅋ 왠지 판타지소설 등장인물 이름같아서 그런것같기도 하네요 ㅋㅋ
  • Minerva 2009/10/26 22:02 #

    내가 아는 판타지 소설 주인공중에 케일이라는 이름 있음 -_-
  • Reset04 2009/10/27 02:33 # 답글

    결국 일이 터지고 말았음
  • Minerva 2009/10/27 02:44 #

    지난주부터 예고된거긴 했는데 말이지 -_- 아 빌어먹을 4대강
    그냥 다 얼려서 연아 연습장으로나 써라
  • Reset04 2009/10/27 02:56 #

    불량수질이라 빙질도 안좋아서 연아 연습하다 삐끗할까 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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