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서거
0.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단지 메이져리그 결과를 보고싶었을 뿐이었는데, 뜻밖의 소식을 접한채 마우스를 멈췄다. 엄마는 놀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당황스러움을 나눴다. 네이버 메인에 떠있는 '서거'라는 두 글자가 야속하면서도 또한 무덤덤했다. 왠지 그라면 이렇게 했으리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던 걸까. 아니면, 그의 의미가 그렇게나 작았던 것일까. 하긴 고2 기말고사때 시험 결과보다 그의 당선이 더욱 신경쓰였다는 누군가와는 달리, 나는 그의 당선 당시에도 무덤덤했다. 내가 그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은 그가 물러난 후였으니까.
1. 그에 대한 평가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하겠지만, 그가 한국사회의 큰 전기를 마련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당선되었다는 그 자체였다고 누군가 말했었다. 인권변호사 출신. 상고를 나와서 부산에서 민주당으로서 활동했던, 한국사회의 양대산맥인 학벌주의와 지역주의에 동시에 반기를 들었던 인물. 정치인 최초로 팬클럽의 지지를 받았고,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발굴했으며, "참여정부"라는 이름으로 당선 후에도 신념을 바꾸지 않았던 그다. 그의 의도와 그가 펼친 정책과는 상관없이, 그는 누구말대로 '시대정신'의 한 흐름이었을지도 모른다. 개인으로서의 그, 대통령으로서의 그는 이제 어떤 종류의 심판을 받고 있고 또한 계속 받겠지만, 21세기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흐름으로서의 그는 아직 깊게 흐르고있다. 이제 그의 성공도 실패도 온전히 시대의 한 흔적으로 남아야 할 것이다.
2. 개인으로서의 그를 배려하고 연민해주지못한 스스로를 자책하고, 한 때 우리를 대표했던 사람에 대한 예우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탄식하며, 여기 작은 위로와 함께 진혼을 남긴다. 당신을 좋아하지도, 존경하지도 않았을지 모르지만 이제와서라도 당신을 추억하고 존중하려는 나를 용서해주기를. 그리고 삶에 대한 미련을 떨쳐낸 댓가로 이제 편안하게 그 몸, 쉬시기를.
0.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단지 메이져리그 결과를 보고싶었을 뿐이었는데, 뜻밖의 소식을 접한채 마우스를 멈췄다. 엄마는 놀라며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해서 당황스러움을 나눴다. 네이버 메인에 떠있는 '서거'라는 두 글자가 야속하면서도 또한 무덤덤했다. 왠지 그라면 이렇게 했으리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던 걸까. 아니면, 그의 의미가 그렇게나 작았던 것일까. 하긴 고2 기말고사때 시험 결과보다 그의 당선이 더욱 신경쓰였다는 누군가와는 달리, 나는 그의 당선 당시에도 무덤덤했다. 내가 그의 의미를 알게 된 것은 그가 물러난 후였으니까.
1. 그에 대한 평가는 내가 아닌 누군가가 하겠지만, 그가 한국사회의 큰 전기를 마련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당선되었다는 그 자체였다고 누군가 말했었다. 인권변호사 출신. 상고를 나와서 부산에서 민주당으로서 활동했던, 한국사회의 양대산맥인 학벌주의와 지역주의에 동시에 반기를 들었던 인물. 정치인 최초로 팬클럽의 지지를 받았고, 새로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발굴했으며, "참여정부"라는 이름으로 당선 후에도 신념을 바꾸지 않았던 그다. 그의 의도와 그가 펼친 정책과는 상관없이, 그는 누구말대로 '시대정신'의 한 흐름이었을지도 모른다. 개인으로서의 그, 대통령으로서의 그는 이제 어떤 종류의 심판을 받고 있고 또한 계속 받겠지만, 21세기 한국사회를 대표하는 흐름으로서의 그는 아직 깊게 흐르고있다. 이제 그의 성공도 실패도 온전히 시대의 한 흔적으로 남아야 할 것이다.
2. 개인으로서의 그를 배려하고 연민해주지못한 스스로를 자책하고, 한 때 우리를 대표했던 사람에 대한 예우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서 탄식하며, 여기 작은 위로와 함께 진혼을 남긴다. 당신을 좋아하지도, 존경하지도 않았을지 모르지만 이제와서라도 당신을 추억하고 존중하려는 나를 용서해주기를. 그리고 삶에 대한 미련을 떨쳐낸 댓가로 이제 편안하게 그 몸, 쉬시기를.








덧글
새빙 2009/05/24 00:20 # 답글
나는 왜 1번을 거의 기억 못하고 대통령 때 펼쳤던 '반동적인' 정책만 상기하고 있었지? 그 정책들에 관심이 그리 있었던 것도 아닌데...이번에도 남대문이 탔을 때처럼 내 일로 여기고 있지 못하지만 일부러 좀더 생각해보는 것도 좁디좁은 나한테는 필요할 것 같다. 은하 언니나 님이나 이런 때의 글을 잘 쓰네요김연수의 <뿌넝숴> 중에서
'인간의 운명과 역사란 결국 지금 이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온몸과 온 마음으로 귀를 기울이는 일이라는 걸 알지 못하고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말에만 빠져 있는 것일까?'
Minerva 2009/05/24 01:05 #
반동적이었던 이야기도 써야하겠지만, 죽은 사람에 대한 기억은 오늘만이라도 좋은 것만 남기고 싶어서. 나도 딱히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고 앙상한 껍데기만의 이야기라 이런 칭찬은 좋긴 하지만 부담스럽다^^; 난 저런 적절한 구절을 찾아낼수 있는 네가 더 부러워
Minerva 2009/05/24 01:06 #
"살바도르 아옌데는 역사다. 역사를 죽이지는 못한다"그도 역사가 될 수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