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가산점제 부활' 찬반 논란 재점화
군가산점 부활로 운운하지 마라.군복무 가산점을 허락하라0. 군대가 없어지기 전까진 가산점 떡밥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심지어 모병제를 실시해도 달라고 하는 건 아닌지...
1. 사실 이 떡밥은 군 가산점이 사라지고 나서 이제서야 다시 등장한 것은 아니다. 국방부 감사때마다 단골로 등장했던 떡밥인데 굳이 이번 텀에 크게 터졌다는 것이 문제지. 동시에 그와 맞물려서 항상 등장하는 출산 떡밥이니 여성 군복무 떡밥 등이 난무하고 있는 모양이다. 병무청장은 군 가산점제가 바람직하게 시행되고 있는 미국을 보라며 침을 튀기면서 열변을 토한 모양이다. 군복무를 완료한 의원들도 적극 찬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모양.
아니 대통령께서도 군대에 가지 않으신 우리 문민정부에서 왜이래. 대통령도 군 가산점제로 뽑으면 안되나?
2. 흠, 임용고시에서도 적용될려나? 적용된다면 나도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셈인데. 2.5%의 가산점이라면 사실 적은 비율이 아니다. 특히 커트라인 근방에서는 1점 2점에 목숨을 거는 것을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다. 물론 그 근처 점수로 가지 못한다면 아무 소용도 없겠지. 100m 달리기에서 24초 뛰는 친구에게 5m의 인센티브를 더 준다해도 12초 주파자를 이기지 못하는 것과 똑같다. '평등'이라는 것은 출발선의 인센티브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가장 늦게 들어온 친구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적절한 보상을 해 주는 것이 평등의 역할이다. 결승선의 문제를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 군 가산점 문제 떡밥에서는 출발선의 문제만을 이슈화한다. 그 결과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병무청장도, 국방부 장관도, 한나라당 의원도, 이글루 블로거들도 마찬가지다.
현재 군 복무에 의해서 '피해'를 입어 사회진출이 좌절된 남성은 누구인가?
군 복무자와 비복무자의 취업 비율은 어떻게 되는가?
2년 많이 공부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성적이 더 높은가?
아무도 이런 질문에 대해서 자신있게 답할 수 없다.
3. 이것과 항상 맞물리는 것이 출산 떡밥이다. 일단 가장 많은 것이
'애 낳는게 자랑이냐?'라는 말인데 나도 낳아보지 않았지만 그런 말을 쓰는 사람은 자신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자각할 필요가 있다. 서양 페미니즘에서 이미 100년도 더 전에 제기한 '버섯처럼 솟은 남자'가 우리 사회에는 너무 많다. 이것보다는 조금 진보된 것이
'니들이 그래서 애 낳냐?' 라는건데 일명 출산율 드립이라 하겠다.
군대는 사실 사회 진출시기와 맞물리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나라에 넘쳐나는 대학생들이 대부분 대학생활 중간에 군대를 다녀오기 때문이다. 군대를 다녀오자마자 사회진출을 하는 사람은 실상 그리 많지 않다. 시기상 군대가 사회진출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은 적다. 대부분 나처럼 빈둥거리기보다는 사회 진출을 위해서 열심히 준비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복학생 학고'라는 기준이 새로 생길정도다. 군대때문에 사회진출 못하겠다고 투덜대는 것은 사실상 핑계에 불과한 것이다. 게다가 고시 합격 등으로 이미 사회진출 준비를 마친 사람의 경우 군대는 갑작스럽게 휴양지로 변하기도 한다.(물론 그런것 치고는 빡세긴 하지만) 1학년 마치고 군대를 가는 대부분의 추세를 생각해볼때(게다가 그 1년은 퍼질러 논다는 경향을 더하면) 양성간의 '사회진출준비기간' 차이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출산? 대부분의 출산은 사회진출시기와 맞물린다. 여성의 경우 20대 중반만 되어도 집에서 결혼 압박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고, 한창 사회에서 자리잡을만한 20대 후반쯤 되면 여기저기서 결혼 타령이 들려온다. 20대 후반 ~ 30대 초반이 일반적인 결혼 타이밍임을 고려한다면 사회적 지위를 확보중이거나 갓 확보했을 시점에서 출산은 여성을 방해한다. 실상 군대의 신체적-정신적인 압박이 남성들마다 크게 다른 반면에 출산의 고통은 대동소이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출산 후 양육기간까지 고려한다면 사회에서 이탈하는 시간은 군대보다도 훨씬 길다.(아는 선배의 부인은 첫째 아이를 낳고 휴직을 하신 후 그 아이가 6살이 되는 올해 복직하셨다. 그나마 공무원 중에서도 철밥통에 속하는 교사였기 때문에 가능한 휴직이다.)
출산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사회가 여성이 아이를 낳을 생각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당신이 남자인데 회사에서 자리잡고나서 갑자기 다음날 입영하라는 통지서가 날아온다면, 기분이 어떻겠는가?
군대가 아직 미필인 남자 대학생들에게 많은 고민을 안겨주듯이, 출산은 그러한 사실이 있다는 자체로도 여성에게 사회적 부담을 안긴다. 아직도 결혼과 출산을 이유로 무단 해고되는 여성은 쌓이고 쌓였다. 아직도 주요 대기업의 여성 취업률은 남성의 1/2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그나마 공무원은 고시라는 제도적 이유때문에 비등한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공무원도 고위직으로 올라갈 수록 여성 비율이 급격히 떨어진다는 사실은 상식에 속한다. 군대와 출산을 비교할 때도 그 결과를 가지고 다양한 시점에서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애 낳냐고? 당신의 취직 다음날에 입영통지서가 날아온다면 당신은 군대에 가겠는가?
4. 그나마 요즘 몇년전에 비해서 나아진 점은, 군대문제가 여성과는 하등 상관이 없는 일이라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다는 점이다. 군대로 인해서 입은 피해는 여성이나 남성비복무자가 아닌 국가에게 요구해야 한다. 왜 대체 가만히 있는 여성들을 끌고 들어가는 건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 예산? 4대강 사업만 헐어도 현 복무자 및 5년이내 제대 군인 퇴직금 정도는 다 지급하고도 남을거다. 허경영 공약도 실현 가능한 예산이라는데 퇴직금 정도야.
게다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착각하고 있는 부분은 따로 있다. 여성도 엄연히 의무복무제도의 피해자다. 군복무에 대한 담론에서 여성은 아예 제외되어있고, 가산점 등의 유탄을 통해 엉뚱한 피해만 입고 있다. 애초에 담론 바깥에 있는 여성은 군복무에 대해 꺼내고 싶은 말조차 꺼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4대의무 좋다. 여성은 4대의무를 수행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다. 하다못해 알바를 구해도 군필자를 구하는 상황에서 여성은 아예 사회적 제도 바깥에 서 있다. 이것이 피해자가 아니면 누가 피해자란 말인가.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이해 못한다고 짜증낼 일이 아니라, 그 재미라고는 한 토막도 없는 이야기 듣고 앉아있는 사람의 심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5. 떡밥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이야기만을 정리해보았다. 사실 별로 의미는 없어보이지만 뻔한 이야기라도 정리해둘 필요는 있으니까. 사실 좀 더 흥미로운 것은 저번에도 한 번 어떤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피해의식'이라는 놈인데, 이 피해의식이 작동하는 기제는 연구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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